변선진기자
청첩장, 부고장 등으로 사칭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스미싱 수법으로 피해자 1000여명에게서 약 120억원을 빼돌린 국내 최대 규모의 스미싱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2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스미싱 조직 총책 A씨(30대·중국 국적) 등 13명을 검거해 지난 7일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찰의 압수물. 서울경찰청
2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스미싱 조직 총책 A씨(30대·중국 국적) 등 13명을 검거해 지난 7일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A씨 등 4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청첩장, 부고장, 과태료 고지서 등을 사칭한 문자에 악성앱 설치 링크를 심어 발송한 뒤, 피해자 휴대전화의 유심을 부정 개통하고 모바일뱅킹·가상자산 거래 앱에 무단 접속해 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위조 신분증을 제작해 본인인증 절차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1000여명, 피해액은 120억여원에 이른다. 피해자의 80~90%가 50대 이상으로 디지털 보안에 취약한 계층이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공기계 수십대, 위조 신분증, 범죄수익금 4500만원 등을 압수했다. 중국 상해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해외 총책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본인인증 체계의 취약점을 확인하고, 통신사 2곳과 금융기관 2곳의 시스템 개선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액결제 수법 스미싱이 국내에 거점을 두고 직접 모바일뱅킹 앱 침입을 통한 다액 편취라는 수법으로 진화했다"며 "지인의 청첩장, 부고장 등이라도 문자 내 URL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전화를 통해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