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서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높은 물가로 인한 생활고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조사 관련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4∼17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3%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 조사에서 나온 40%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지지율 47%보다 9%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재집권 이후 최저치다. 특히 이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최저 지지율 33%에 근접했으며, 민주당 소속인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록한 지지율 최저치 35%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물가 대응방식에 불만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물가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6%로 이달 초 조사 때 29%에서 더 떨어졌다. 반면 물가 관리를 잘못한다는 응답자는 65%로 훨씬 높았다. 공화당원 중에서도 3분의 1이 이 분야 정책 수행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실제로 미국 물가는 오름세다.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임시 정지) 여파로 지난달 24일 뒤늦게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CPI는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해 4년 만에 상승률이 최저로 내려왔지만, 다시 반등해 8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을 나타냈다.
응답자들은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의 고객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70%에 달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원은 87%였으며, 공화당원도 60%나 됐다.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억만장자 금융인으로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의 방대한 인맥과 사생활이 담긴 문건에는 여러 유명 인사의 이름이 등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교류가 있던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이 경제 정책에서 더 나은 접근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약화하는 인기는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