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이 지속될 경우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미국 항공편 운항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올해 4분기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 AFP연합뉴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 여행 시즌이 다가올수록 항공 여행이 극도로 줄어들 것"이라며 "항공 교통 관제사 중 출근하는 사람들도 매우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항공 교통 관제사들이 급여를 지급받기 전까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1일 시작된 셧다운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미국 전역에서는 항공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항공 교통 관제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자 생계를 위해 휴가를 내고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서 공항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지연과 결항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연방항공청(FAA)은 관제사 부족을 이유로 오는 14일까지 항공편 운항을 10% 감축하라고 각 항공사에 지시했다.
항공 데이터 회사 시리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30분 기준 미국에서 22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는 하루 전체 운항 편수의 약 7%에 해당한다.
더피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도 "젊은 관제사 중 상당수가 연봉 10만달러 미만으로 외벌이 가정에 아이 한두 명을 둔 경우가 많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문제는 정부가 다시 문을 열더라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항공편 운항을 최대 2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항공 성수기인 추수감사절 연휴 전까지도 항공 대란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자 백악관은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은 경제에서 연중 가장 뜨거운 시기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그 때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고의 경제팀을 둔 골드만삭스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했다고 추정했고, 그 수치는 (셧다운이) 몇주 더 지속되면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연휴 기간 대규모 항공 혼란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명절이자 여행업계 대목인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항공편 축소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 숙박·외식·소매업 등에서 소비 지출이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미국 연방 상원이 임시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셧다운은 이날로 40일째를 맞았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 12월22일부터 35일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1년 연장을 임시 예산안에 포함하자고 주장하지만 공화당이 이에 반대하면서 여야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