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을 재개한 미국의 극우 인플루언서 닉 푸엔테스(Nick Fuentes·27)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푸엔테스가 4년 전만 해도 주류 보수 진영에서 외면받았지만 지금은 보수 운동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의 상징이 됐다"고 분석했다.
닉 푸엔테스. <출처: 뉴욕타임스>
푸엔테스는 이민자와 유대계 보수 인사들을 '백인 사회의 위협'으로 규정하며 인종차별적 주장을 담은 방송과 혐오 발언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제재를 받았다.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를 존경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동영상 플랫폼 럼블(Rumble)의 닉 푸엔테스 계정. 럼블 캡처
그러나 최근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팔로워를 늘리며 존재감을 확대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보수 성향 논객 터커 칼슨의 팟캐스트에 등장해 유대인 세력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해당 영상은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인터뷰를 두고 보수 진영 내부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보수 논객 벤 샤피로는 칼슨이 푸엔테스의 주장을 반박 없이 내버려뒀다며 "혐오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일부 보수 인사들은 "보수 민심이 빠르게 바뀌고 푸엔테스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것에 기존 지도부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맞섰다.
미국의 보수를 이끄는 대표적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내부에서도 의견 충돌이 발생하며 논쟁은 보수 세력의 권력과 기반 문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WP는 "푸엔테스는 더 이상 주변 인물이 아니라 보수 진영이 앞으로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둘지 결정해야 하는 문제를 드러내는 방아쇠가 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푸엔테스를 만나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층 일부는 여전히 그를 '표현의 자유'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 논쟁이 당장 끝날 기미는 없다"며 보수 진영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