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주기자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년부터 레이더를 활용해 '문콕(문 열림 시 부딪힘)'을 방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탑재한다. 차와 물체 사이 거리를 측정해 일정 수준에 가까워지는 순간 차 문이 더 열리지 않게 해서 스크래치가 생기거나 사람이 다치는 일을 막는 식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모델에 '차 문 충돌 회피 센서(Door Collision Avoidance Sensor)'를 장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센서가 주변 벽이나 다른 차량, 지나가는 사람 등이 있는지 탐지, 일정 각도 이상 문이 열리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문콕 예방 기능이 들어간 제네시스 차량은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이르면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첫 고성능 차량인 'GV60 마그마'부터 해당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마그마는 오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최초 공개된다.
폴리우레탄 소재 에어범프를 차량 옆부분에 덧댄 시트로엥의 2016년형 'C4 칵투스'. 한불모터스
운전자나 동승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문콕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나왔지만 차 문에 문콕을 막는 레이더가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트로엥의 2016년형 'C4 칵투스'는 폴리우레탄 소재로 만든 문콕 방지용 에어범프를 차량 옆부분에 덧대 눈길을 끌었다. 이와 유사한 스펀지 형태 도어가드는 시중에서 널리 팔리고 있다. 또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공개한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은 사용자 기분과 상황에 따라 차내 조명을 바꾸는데 문콕 위험이 있을 때도 조명 색깔이 달라진다. 다만 이런 기능은 스크래치를 막거나 문콕을 경고할 뿐 직접적으로 차 문을 제어해 부딪힘을 막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레이더로 문콕을 감지·예방하는 기능을 내놓은 것은 현대차가 레이더를 이용한 기능을 다수 개발해 와서 가능했다. 2020년 공개한 '제네시스 GV70'은 천장에 레이더를 달고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을 도입했다. 운전자가 더운 여름철 뒷좌석에 아이나 반려동물을 놔둔 채 깜빡하고 내리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현대차가 일부 차량에 적용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레이더를 다수 활용했다. 전방 및 후측방 레이더를 통해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경고(SEW)' 등 기능을 구현했다.
문콕 방지 기술은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인 대구 소재 PHC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PHC그룹 산하 PHA(피에이치에이)는 1985년 설립 이후 자동차 도어무빙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2023년 7월 산업통상부(옛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 차 부품 분야 사업재편 기업으로 선정된 뒤 레이더 센서와 도어 제어 시스템을 연구개발(R&D)하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동 트렁크가 벽이나 행인을 감지하면 열림을 멈추는 것처럼 자동차 문을 열 때도 부딪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안전을 위해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