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 기원했지만' 17년간 신촌 지킨 고깃집도 결국

2010년대 이후 신촌 상권 급격히 몰락
신촌 일대 건물마다 임대 문구 붙어 있어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 프랜차이즈가 1호점 위치로 꼽던 서울 신촌 일대의 상권이 무너진 가운데, 17년간 신촌 일대에서 영업해 온 '새마을식당 신촌점'이 경영난으로 인해 결국 폐업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7년 동안 운영 중인 새마을식당 신촌점 근황'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해당 지점의 폐업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담겼다. 안내문에는 "경영이 어려워 로또 당첨을 기원했으나 당첨되지 않아 영업을 종료합니다. 그동안 새마을식당 신촌점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부터 2025"라고 적혀 있다.

새마을식당 신촌점 폐업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2000년대만 하더라도 신촌 일대는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까지 몰려 명동, 압구정과 더불어 서울 3대 상권으로 불렸다. 게다가 대학생 등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많아 유행하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에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들도 한국에 매장을 낼 때 신촌 일대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는 1호점 내는 위치로 신촌을 선택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크리스피도넛 모두 1호점이 신촌이다.

상권 무너진 후에도 높은 임대료로 인해 악순환 반복

과거의 추억과 영광을 뒤로하고 2010년대에 들면서 신촌 상권은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인접한 홍대 일대가 떠오르면서 "신촌역 3번 출구 앞에서 만나자"라는 지인과의 약속은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만나자"로 바뀌었다. 신촌에서 모이던 인구가 홍대로 빠지자 매점들도 적자에 빠졌다. 결국 여러 프랜차이즈가 문을 닫기 시작했고, 1호점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프랜차이즈들 역시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졌다.

과거의 추억과 영광을 뒤로하고 2010년대에 들면서 신촌 상권은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신촌의 대표적인 상권 명물거리. 윤동주 기자

따라서 최근 신촌 일대에는 건물마다 '임대' 문구가 잔뜩 붙어있다. 신촌 상권이 무너진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임대료다. 기존에도 신촌 일대의 임대료가 높아 업체 입장에서도 입점을 꺼려왔는데 상권이 무너진 후에도 여전히 높은 임대료를 인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촌의 대표적인 상권 명물거리 일대 1층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윤동주 기자

여기에 출생률이 줄면서 대학생이 줄어든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심지어 주 고객층인 연세대학교 신입생들은 의무적으로 인천 송도캠퍼스로 등교하면서 유동 인구가 더 줄었다. 이에 인접한 홍대, 연남동 일대가 급성장하면서 학생들 또한 신촌 일대보다는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주로 찾고 있다. 이 가운데, 땅값 자체가 워낙 비싼 지역이라 건물주 또한 임대료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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