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내년 韓성장률 1.8% 전망...글로벌 경기는 L자 소걸음'

iM증권은 2026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 수준을 기록하면서 1%대 내외로 예상되는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지속하며 이른바 '엘(L)'자형 경기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연합뉴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7일 공개한 '2026년 경제 전망: 3가지 축'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좌우할 3가지 축으로 ▲미·중 패권경쟁 지속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강화 ▲자산 시장 랠리, 과열 리스크 및 재정 리스크를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박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경제는 소걸음 경기 사이클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미·중 패권 전쟁 지속에 따른 글로벌 교역 사이클의 더딘 회복, 중국 저성장 및 다양한 양극화 등으로 2025년과 유사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각각 3.2%, 3.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유로존의 성장률은 올해 2.0%, 1.2%, 내년 2.1%, 1.1%로 추산했다.

그는 "AI 패권 격화 등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 독자적 AI 공급망(생태계) 구축을 위한 중복 투자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며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6년에도 AI 투자 사이클이 글로벌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자산 가격 랠리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산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음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AI 투자 사이클, 미국 중간 선거 등을 고려하면 닷컴 버블과 같은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지만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잠재해 있다"며 "주요국 재정 리스크 역시 국채 금리 발작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 국채금리 제어를 위해 과거 일본의 장기수익률 제어(YCC) 정책 혹은 미니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점 역시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내년 성장률이 1.8%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박 연구원은 "거북이걸음에서 소걸음 경기로 전환할 것"이라며 "국내 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더불어 주요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가 국내 수출 경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2026년 중에도 지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이 관련 업종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저달러, 저유가 등 이른바 '3저'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알파 효과로 더해지면서 국내 경기회복 흐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국내 성장률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봤다.

분기별로는 내년 1분기 2.7%, 2분기 2.2%, 3분기 1.1%, 4분기 1.2%로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다. iM증권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로는 1%를 제시한 상태다.

다만 박 연구원은 고령화, 높은 가계부채, 양극화 현상 등 구조적 취약성을 고려할 때 내년 한국 내수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짚었다. 그는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과열 현상이 금리인하 시점을 지연시키면서 소비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크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저성장, 업종별 양극화 역시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국내 경기회복 기조는 달러 약세 전망과 더불어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역시 달러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요소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는 전약후강 흐름이 예상된다. 원화는 상반기 강세 이후 하반기 보합 흐름이 전망된다"며 "원화와 동조화 현상이 강한 엔화, 위안화 역시 2026년 상반기 강세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 또한 상반기 원화 강세 재료"라고 분석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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