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29일 韓美 이어 30일 美中 정상회담'…무역 합의 타결 주목

1박2일 방한 일정 공식 발표
한미 관세협상, 미·중 무역합의 성사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다음 날인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당일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연쇄 정상회담은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되며,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하는 미국이 한국, 중국과 각각 무역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 워싱턴D.C.를 출발해 말레이시아와 일본을 거쳐 한국시간으로 29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같은 날 저녁 열리는 정상 실무 만찬에도 참석한다.

한미 정상회담 장소는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당초 당일치기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1박2일로 확정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지난 7월 말 큰 틀의 무역 합의 이후 마무리되지 않았던 관세 협상을 일단락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국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안을 조율 중이다. 현금 투자 비율을 2000억달러로 낮추고 나머지를 여러 해에 걸쳐 분할 투자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국은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했으나, 한국은 5% 이내 현금 투자와 나머지는 대출·보증 형태로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었다. 이후 양측이 서로 한발씩 물러서며 절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에 이어 22일에도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협상을 벌였다.

다만 미국 측 요구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우려가 한국 내에서 제기되면서 한미 무역 합의 타결 시점이 APEC을 계기로 한 양국 정상회의 이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진행해 전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 결국 양국은 합리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도 큰 관심을 끈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으며 2기 집권 후에도 농산물 구매, 펜타닐 단속, 수출통제, 관세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동안 양국은 여러 차례의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까지 인하하며 '관세 휴전'에 나섰으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했고, 미국도 이에 대응해 중국에 대한 소프트웨어(SW) 수출규제를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갈등 국면에서 미·중 정상이 경주에서 열리는 회담을 통해 접점을 찾고 무역 합의를 전격 타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미·중 정상회담 후 귀국함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본행사에는 불참할 예정이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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