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연속 코픽스 떨어지더니…주담대 비중 4배↑

코픽스 금리 꾸준히 하락하자
주담대 내 코픽스 비중 확대
8월 7.9%…20개월 만에 최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코픽스(COFIX) 연동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의 비중이 다시 늘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11개월 연속 꾸준히 하락하면서, 이 비중은 2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변동형 중에서도 시장금리와 연동된 상품은 비중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고정형 주담대도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올해 8월 말 기준 11.7%로 집계됐다. 지난 5월 8.4%까지 감소했다가 3개월 연속 늘었다. 반대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91.6%까지 올랐다가 88.3%로 떨어졌다.

여전히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지만 변동금리 중에서도 특히 코픽스 연동 주담대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8월 말 기준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수신금리연동 주담대 비중은 7.9%로, 2023년 12월(7.9%)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11월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11개월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6월 3.7% ▲7월 6.3% ▲8월 7.9%로, 최근 들어 증가세가 가파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한국씨티·SC제일)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매월 결정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주담대에서는 은행채 6개월물과 함께 변동형 상품의 대표적인 지표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코픽스 연동 주담대 수요가 반등하고 있는 것은 코픽스 하락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3.37%로 하락한 이후 11개월 연속 떨어졌다. 9월 기준으로는 2.49%까지 내렸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 중에서도 은행채 6개월물 등 시장금리와 연동된 상품의 비중은 지난해 11월 16.2%에서 8월 3.8%까지 하락했다. 은행채 6개월물의 금리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3.37%로 코픽스와 같았지만, 8월 2.54%로 벌어졌고 10월 현재 2.56%로 소폭 상승 전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는 꾸준히 하락하면서 추가 하락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환율이나 국제 정세와 맞물려 변동성이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라며 "지표금리의 안정감 차이로 인해 차주들의 선택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픽스 연동 주담대가 고정금리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금리 변동주기 5년 이상의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30% 이상 확대할 것을 은행에 권고하는 등 사실상 고정금리 선택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장기 고정금리일수록 대출한도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을 높였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금리 인하 국면임에도 가산금리를 확대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보다 더 낮게 조정하고 있다. 실제 8월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평균 3.94%, 변동형은 4.08%로 0.14%포인트 차이가 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일부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변동금리 수요를 흡수하며 코픽스 비중이 늘 수는 있지만, 고정금리를 빠르게 대체할 정도로 급격히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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