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최근 3명의 군(軍) 초급간부가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김규하 신임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는 이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초급 간부들이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글을 통해 "안 장관이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자살 예방 대책 수립 등 사고 예방에 진력을 다하라고 지시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임관 10년 차 미만의 초급간부 3명이 연이어 사망한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육군 최전방 GP에서 하사가, 이달 2일에는 육군3사관학교 대위가 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엔 경기 소재 육군 통신부대에서 근무하던 중사가 독신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곁에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이렇듯 잇단 사고와 관련해 "지시와 구호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며 "초급간부 대상 축선별 긴급 간담회, 사고 예방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통해 군이 맞닥뜨린 위기를 정면으로 진단하고 고쳐내는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실제 유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군 의료기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부사관·위관장교는 4985명이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엔 6497명으로 30.33% 늘었다. 또 간부들의 희망 전역과 휴직도 각기 2.1배나 증가했다.
유 의원은 "이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초급 간부들이 군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이 얼마나 심각해지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적신호"라며 "군 당국이 이 신호를 그저 통계로만 여긴다면 더 큰 비극은 불가피하다. 이를 외면하는 순간 군 지휘부의 안이함이 빚어낸 '예고된 비극'은 또다시 반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