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서 작업한 40대 노동자 의식 잃고서 사망

1호기 건물 덮는 대형 커버 설치 작업 참여
도쿄전력 "작업과 사망 인과 관계 불분명"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작업한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숨진 노동자가 작업한 제1 원전 1호기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발생한 원자로 중 하나다. 3일 연합뉴스는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 일본 매체를 인용해 도쿄전력이 이날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1호기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위한 대형 커버 설치 공사에 참여하던 협력업체 소속 40대 남성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작업한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숨진 남성은 이날 오전 6시 10분부터 1시간가량 원자로 1호기 건물을 덮는 대형 커버를 설치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보호복을 벗고 현장 대기 공간에서 약 2시간 머무른 남성은 퇴근하기 위해 도보로 면진중요동(免震重要棟·원전 통제시설)으로 이동하던 중 쓰러졌다. 당시 대기 공간에서 2시간 휴식하며 회의도 진행했으나, 남성이 특별히 컨디션 이상을 호소하지는 않았다는 게 도쿄전력 설명이다.

남성은 원전 부지 내 응급의료실로 옮겨졌으나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이후 이송된 병원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이 남성의 죽음과 관련해 도쿄전력은 "작업과 사망 인과 관계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남성은 대형 커버 설치 공사를 맡은 공동기업체의 하청업체에 소속돼 있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일한 기간은 불과 3개월 정도다. 해당 남성의 죽음에 도쿄전력과 당국은 현재 사인을 조사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 수')의 14차 해양 방류를 마쳤다. 이는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계획된 7차례 방류 가운데 세 번째다. 도쿄전력은 지난 7일 방류를 시작해 약 7900t의 오염수를 태평양에 처분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2023년 8월 처음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누적 방류량은 약 11만t에 달한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14년 만에 원전 활용 재개 추진 

이 가운데, 최근 일본 정부는 인공지능(AI)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늘리기로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체 에너지원에서 10% 미만에 그치는 원전 비중을 2040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폐쇄된 원전 54기 중 14기를 재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원자력 발전 비중은 8.5%로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가동 국면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에너지 정책 방향을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일본 정부는 올 2월 각의에서 결정한 제7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을 포함한 탈 탄소 전원의 최대 활용을 명기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속해온 '가능한 한 원전 의존도를 줄인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폐로 결정 원전이 있는 발전소 내에서 차세대형 원전으로의 교체 등을 추진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현재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폐쇄된 원전 54기 중 14기를 재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원자력 발전 비중은 8.5%로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가동 국면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후쿠시마 주민 반대와 사회적 우려로 일부 지역에서는 원전 재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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