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한국을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정부의 외래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 달성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19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크루즈 관광객은 46만3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9485명)보다 15.2% 증가했다. 크루즈 관광객 비중은 2016년 전성기 당시 전체 외래관광객의 10%를 넘었던 바 있다. 이번 증가세가 2030년 외래관광객 3000만명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방한 크루즈 관광객은 73만1499명으로 2016년(164만4436명), 2015년(74만8947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였다. 올해는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으며 100만명 돌파 기대감도 나온다.
관광공사 데이터랩은 법무부 출입국 통계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잠정치로, 항만청 자료를 포함하는 정부 확정 통계에서는 수치가 더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월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이 81만명으로, 관광공사 집계보다 8만명 많았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올해 크루즈 관광객을 109만명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연간 100만명 목표 달성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크루즈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방한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다. 크루즈 관광은 부가가치가 높고, 수도권에 집중된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문체부의 2024년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래관광객의 수도권 방문율은 82.7%에 달했지만, 수도권 외 지역 방문율은 33.9%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규모 관광객을 연안·어촌 지역에 유치할 수 있는 크루즈 관광이 지방 경제 불균형 해소 방안으로 거론된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연안 지역의 지역소멸 대응책으로도 평가된다.
국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317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2027년에는 3970만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5.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새만금신항 크루즈 부두 개장, 묵호항 국제여객터미널 착공 등 신규 항만 인프라를 확충해 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방한 크루즈 관광객의 상당수가 중국인인 점을 고려할 때 오는 9월29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업계는 K컬처와의 연계를 통한 수요 확대 필요성도 제기한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K팝 등 한류 인기에 힘입어 크루즈 관광객층이 노년층에서 가족 단위, MZ세대(밀레니엄+Z세대)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