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편의점 업계 양강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올해 2분기에도 실적 하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내수 침체 여파 속에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나들이 시즌에도 기온 저하와 우천 등 궂은 날씨가 반복되면서다. 각각 전국 2만개에 육박하는 점포를 내세워 접근성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으나 이마저도 온라인 마켓으로 구매층이 이동해 매출 상승 폭이 제한됐다.
GS25 매장. GS리테일 제공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분기 매출이 2조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9.1% 감소한 590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GS리테일 측은 "봄과 여름으로 이어지는 2분기는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이 기간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고, 주말과 공휴일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면서 "서울우유디저트와 아이스브륄레, 선양오크소주. 생과일 스무디 등 히트상품 판매량이 늘어 매출은 소폭 상승했으나 감가상각비와 지급수수료 등 늘어난 판관비(판매비·관리비)를 상쇄하지 못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한 2조2901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이 수치는 연결 기준으로 이달 중 발표될 편의점 별도 매출액은 이보다 저조할 수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별도 매출액은 통상 연결 대비 약 98% 수준이다.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BGF리테일의 2분기 매출액은 2조2797억원, 영업이익은 721억원으로 매출액은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CU 점포.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관계자는 "급격한 물가 인상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둔화 환경이 지속되고, 낮은 기온과 주말 우천 일수의 증가 등 비우호적 기상 환경에 따른 객수 하락이 변수로 작용했다"며 "매출액 증가 폭이 감가상각비나 임차료 등 고정비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부진은 점포별 매출 신장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1만8112개인 전국 GS25 매장 중 개점 후 만 1년 이상 운영한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신장하며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에는 0.9%, 2분기에는 0.1%로 신장률이 떨어졌다. 전국 매장 1만8458개를 보유한 CU도 지난해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이 1.3%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1%로 역성장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해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했고, 4월(-0.6%)과 5월(-0.2%), 6월(-0.7%)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편의점 업종 매출이 3개월 연속으로 역성장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확산한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편의점 양강은 지난달 21일부터 풀린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로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3조20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 지급액 중 5%가량이 편의점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민생회복 정책으로 편의점 매출이 오르고 있는 만큼, 시즌별 대규모 할인 행사를 기획해 생활 물가 안정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