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 자녀로 알려진 20대 여성이 프랑스 파리에서 반전(反戰) 성향의 예술 공간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혼외딸로 알려진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 더타임스 엑스
더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그의 내연녀로 알려진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엘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22세, 가명 루이자 로조바 또는 엘리자베타 루드노바)가 파리의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에서 학생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출신의 반전 예술가 나스티아 로디오노바가 SNS를 통해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로디오노바는 "전쟁이 한창인 지금, 전쟁 정권의 수혜자가 그 희생자들의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녀가 부모의 죄를 떠안아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침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 중인 사실이 우크라이나 매체 등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루이자 로조바', '리자 크리보노기흐', '엘리자베타 루드노바' 등 다양한 이름을 사용해왔으며, 파리의 예술 대학 IESA와 ICART 등에서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ICART에서는 필수 수업 시간을 채우지 못해 학위는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L 갤러리의 디렉터 드미트리 돌린스키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스베틀라나의 딸이며 "푸틴을 닮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푸틴을 닮은 사람이 10만 명은 더 있다"며 그녀가 푸틴의 친딸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녀가 푸틴의 딸이라고 해도 채용 자체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류드밀라 알렉산드로브나와 결혼해 마리아와 카테리나 두 딸을 두었으며, 2014년 이혼했다. 이후 리듬체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카바예바와의 사이에서 아들 두 명을 두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엘리자베타의 어머니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는 과거 청소부로 일하던 중 푸틴의 내연녀가 된 뒤, 막대한 자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청소부에서 러시아 부호로 신분이 급상승한 그녀는 푸틴의 비공식 가족 중 한 명으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엘리자베타는 과거 SNS를 통해 푸틴의 딸이라는 루머에 대해 "상황이 정체돼 있었는데 이렇게 빛나게 됐다"며 "인스타그램 계정에 주목이 쏠린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SNS 활동을 중단하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