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환기자
경기도 안성시가 '평택~부발선 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성시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택~부발 철도 사업의 예타 통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성시가 철도 사업에 '총력전'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을 통틀어 철도역은 물론 철도 노선조차 통과하지 않는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안성시가 옛 안성선 철교 흔적을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안성스테이션 100' . 안성시 제공
안성시에 아예 철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철도 역사는 정확히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충남 천안과 안성을 연결하는 '안성선'이다. '한국철도 80년 약사(1979년·철도청)'에 따르면 안성선은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착공해 1925년 11월 개통됐다. 총연장 28.4㎞로, 보통역 1개, 배치간이역 1개, 무배치간이역 4개 등 6개의 역이 있었다. 개통 당시에는 '경기선'으로 불리다 1956년 '안성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충청권과 경기권의 주요 여객과 화물 수송을 담당했던 안성선은 경부선 철도의 수송 능력이 확대되고 경부고속도로 등 고속도로망 확충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결국 1989년 1월 폐선됐다. 지금은 없어진 안성역 자리에는 현재 한국전력공사 안성지사가 들어서 있다. 안성시는 안성선의 철교의 흔적이 남은 옥산동 389-3에 복합문화공간인 '안성역 스테이션 100'을 조성해 운영중이다.
안성지역 철도 부활 기대감을 키운 것은 2016년 정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평택~부발선 일반철도'가 신설 노선으로 포함되면서다. 평택시 포승읍에서 안성을 통과해 이천 부발을 잇는 총연장 62.2㎞의 이 노선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포함됐다.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은 철도망 구축을 위한 최상위 계획으로 모든 철도의 신설·연장은 이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특히 4차 계획에는 화성 동탄~안성~진천~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까지 포함되면서 계획대로 철도가 신설되면 안성역에는 2개의 철도 노선이 만나는 더블 역세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지난 2021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평택~부발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착수했지만,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값이 낮아 사업 순위에서 밀린 아픔이 있다. 시가 이번 예타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이번 예타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안성 철도의 부활은 또다시 '계획'만 남은 장밋빛 구상에 그칠 수 있다.
안성시는 시민들의 열악한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을 위한 철도 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로 예정된 예타 종합평가(AHP)를 대비해 김보라 시장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과 주민들의 철도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타 종합평가는 조사수행기관인 KDI PIMAC가 경제성 분석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도로·건축·환경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가 정책성 분석을 실시한 후, 이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예타를 통과하게 되면 타당성 조사-기본계획-기본·실시설계 등의 후속 절차가 이뤄지게 된다.
시는 특히 최근 변화된 여건이 반영될 경우 사업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이다. 2023년 안성 동신일반산업단지가 정부가 국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한 만큼 이런 호재가 반영될 경위 B/C값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동신산단은 안성 보개면 동신리 515-2 일대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157만㎡ 규모로 조성 예정인 대규모 산업단지다. 오는 2027년 착공해 2030년 준공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혁신과 교통 인프라 강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안성의 철도 신설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사업"이라며 "20만 안성시민의 꿈인 안성 철도 시대의 개막을 향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