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속인 수 십차례 찾아간 노상원, 尹 탄핵 예언 안 믿은 이유

계엄 전 군산 무속인 찾아간 노상원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방문"
"김용현 사주 가장 많이 물어"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한 무속인을 찾아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사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4일 전북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A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방문해 군인들의 사주를 물어봤다"며 "대략 20여 차례 넘게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사전에 예약한 뒤 점집을 방문했고, 군인들의 사주가 적힌 메모나 사진을 들고 찾아와 점괘를 물었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포고령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A씨는 "다른 군인들은 정확히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김 전 장관의 얼굴은 TV 뉴스를 보고 바로 알아봤다"면서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의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고, '이 사람이 잘 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을 언급했냐'는 질문에는 "계엄이라는 말을 직접 하진 않았고, '중요한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뉴스를 보고 나서야 그때 물었던 것이 저걸 말하는 거였구나 싶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A씨는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냐'고 묻자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을 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 전 사령관이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의) 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노 전 사령관 역시 점집을 운영하는데,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노 전 사령관도 사주를 아주 잘 보지만, 내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 자주 찾아왔다"며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나중에 찾아오는 것이냐 물었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오진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노 전 사령관은 경기 안산시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역술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부하 여군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 후 여성 2명과 함께 점집을 차렸다. 동네에서 노 전 사령관의 자택은 점집으로 소문이 나 있었으며,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근 이곳에서 비상계엄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긴 수첩을 확보했다. 해당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내용과 정치인·언론인·종교인·노조·판사·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는 메모가 기재돼 있었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햄버거집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슈&트렌드팀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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