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기자
올해 대중문화계 이슈가 쏟아졌다.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정보는 더 빨리 전파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애, 이혼, 양다리 등 폭로가 잇따랐다. 주요 화두는 ‘사생활’이었다. 공인의 책임 지적과 대중의 알권리를 주장하는 의견이 팽배했고,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필요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뉴진스, 변우석 신드롬, 탄핵 응원봉 등 키워드가 주목받았다.
스타들은 SNS를 통해 열애, 이혼 등을 직접 발표했다. 상대와 설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배우 류준열과 한소희는 지난 3월 미국 하와이 한 호텔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며 열애설에 휩싸였다. 그러자 결별한 지 얼마 안 된 전 여자친구 혜리가 SNS에 “재밌네”라는 글과 하와이 야자수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올려 ‘환승 연애설’이 불거졌다. 이에 한소희는 SNS에 “환승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다. 저도 재밌다”라는 글과 칼을 든 강아지 사진을 올리며 응수했다. 류준열·한소희는 열애를 인정했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2주 뒤 결별을 발표했다.
배우 이범수와 통역사 이윤진의 파경 소식도 SNS를 통해 알려졌다. 이윤진이 지난해 12월 ‘내 첫 번째 챕터가 끝났다’는 글을 올리며 이범수의 계정을 태그했다. 이후 이윤진은 이범수의 은밀한 취미생활, 이중생활, 고부갈등 등을 폭로했다. 이범수 측은 “사실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은 결혼 14년 만에 이혼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윤진은 딸과 함께 발리에서, 이범수는 아들과 서울에서 살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과 최동석의 이혼 과정도 SNS를 통해 중계됐다. 두 사람은 SNS에 서로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렸고, 이후 이혼 소송 중임이 드러났다. 박지윤은 지난 6월 최동석과 이혼 소송 중, 최씨의 지인 A씨를 상대로 상간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최동석도 박지윤과 남성 B씨를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외도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후 두 사람이 다투며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가 공개됐는데, 여기에는 폭언·폭력·감시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배우 황정음은 프로골퍼 출신 사업가 이영돈과 2016년 결혼해 2020년 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2021년 7월 재결합했다. 올해 2월 황정음은 SNS를 통해 “그동안 바빴을 텐데 이제 편하게 즐기라”는 글을 올렸고, 다음날 이혼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SNS에 한 여성을 남편의 외도 상대로 오해해 저격글을 올렸다가 상대가 부인하며 고소하자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과 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결혼 6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이혼했다고 밝힌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설전을 이어갔다. 율희는 개인 채널을 통해 최민환의 성매매와 유흥업소 출입이 잦았다고 폭로했으며, 이후 최민환을 상대로 양육권 및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걸었다. 경찰 조사에서 성매매 및 전처 강제 추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자 최민환은 "왜곡된 추측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2016년부터 9년째 교제하며 공개적으로 서로를 지지해온 배우 이동휘·정호연은 SNS상에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호연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021)에 출연하며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후에도 만나왔으나 지난달 돌연 결별 소식을 전했다. 앞서 이동휘는 인터뷰 자리에서는 연애 관련 언급을 피했지만, 최근 여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먼저 정호연을 언급하며 돈독한 애정을 과시해온 바.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에 이목이 쏠렸다.
배우 한지민과 그룹 잔나비 최정훈은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으로 한 카페에서 함께 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열애설이 불거졌고, 양측은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해 8월 최정훈이 진행하던 KBS2 음악 프로그램 '밤의 공원'에 한지민이 게스트로 출연한 일을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가수 현아와 용준형은 지난 1월 SNS에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진을 올리며 열애 소식을 전했고, 지난 10월 결혼했다. 용준형은 2015년 가수 정준영이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해 채팅방에 공유하며 부적절한 대화는 나눈 전력이 있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나눈 대화가 온라인상에 소환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공민정, 장재호가 실제 부부가 됐다. 이들은 SNS에 지난 9월 스몰 웨딩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면서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가 아들을 낳았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아이는 문가비가 양육하며, 정우성은 양육비만 지급하고 양육 분담은 하지 않기로 했다. 문가비는 지난달 22일 SNS에 글을 올려 올해 3월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우성이 아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정우성으로부터 SNS 메시지(DM)를 받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온라인상에는 정우성이 젊은 여성들에게 DM을 보내 "멋진 직업" (전화)번호 드려도 될까요" 등 말을 거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 캡처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또 정우성이 2022년 이후 새로운 광고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위약금 문제를 사전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제 난민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지만, 자기 아들을 대하는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은 사회적 파장이 상당했다. 지난해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정의로운 수도경비사령관 역을 맡았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컸다. 이후 사생활 관련 폭로가 잇따르자 공인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 대중의 알권리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 사생활은 존중돼야 한다는 목소리 등이 나왔다. 이에 관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방안,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단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혼 출산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정우성과 문가비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에 '혼외자'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 전 차관은 SNS에 "가족 다양성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혼외자 혼중자의 구분은 차별적 용어이니 없애야 한다'에 국민 76%가 찬성했다"며 "혼외자가 아닌 아들이라고 부르자"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