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헌법재판관 놓고 기싸움…야당, 인사청문특위 단독 진행

9인 체제 두고 공방…"탄핵 심판 결과 신뢰성 위해"
쟁점은 이재명 사법리스크…6개월 내 3심 선고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헌법재판관을 추가 인선해선 안 된다고 했지만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위해 속전속결로 헌법재판관 9인 체제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에서 박지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현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인청특위)를 단독으로 진행했다. 민주당은 인청특위 위원장으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임명하면서 이달 내로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회법 제47조에 따르면 인청특위는 위원장을 1명으로 두되 선임될 때까지는 위원 중 연장자가 직무를 대행한다. 박 의원은 올해 82세로 22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연장자다. 박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인청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인청특위는 물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도 불참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권한대행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인용된 후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며 "지금은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이기 때문에 한 권한대행은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오는 23, 24일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전임인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준영 전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행했던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박형수 국민의힘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의 기본 입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 2명을 더 넣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더 유리하게 표결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면상으로는 여야가 헌법재판소 9인 체제를 두고 입씨름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9인 체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판단해야 결과의 신뢰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하지만 여당은 6인 체제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야 속내는 혹시 모를 조기 대선 시기를 두고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량을 받은 공직선거법의 경우 법률상 1심 선고 후 6개월 안에 2심과 3심을 진행해야 한다. 여당은 3심까지 빠르게 진행해 이 대표의 피선거권이 최종적으로 박탈된 후 조기 대선을 치르길 원한다.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을 3심에서도 기대하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 선고가 내년 2월15일 이전에 나와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3심 선고보다 이른 시기에 대선을 치르길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사법리스크에 대해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다.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9인 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법재판관이 공석이 됐을 경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지난 16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안에 9인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정치부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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