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대통령에 계엄 선포 건의가 가능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선포 직전과 계엄 해제안 의결을 위한 두 차례의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오후 일정을 중단하고 울산에서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계엄 선포 관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안부 대변인실은 4일 "이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해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며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2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열어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이날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해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돼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이 과정에서 계엄 선포 직전인 전날 밤 9시 국무회의가 소집됐으나 국무위원 다수가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 4시30분에도 국무회의가 또 한 차례 열려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이 가운데 이 장관의 계엄 선포 관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계엄법상 국방부 장관 또는 행안부 장관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의 상황일 때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국방부 측은 이날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김 장관과 이 장관 모두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로, 핵심 측근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이 장관은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10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가 울산으로 이동해, 오후 2시30분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국민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하고 오후 4시25분부터 울산시청 본과에서 중앙·지방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회의 도중인 5시쯤 갑자기 퇴장해 서울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8시쯤 서울에 도착해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한편 교육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국무위원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전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날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고 밝혔다.
장관 공석 상태인 여성가족부의 경우 장관 대행을 맡아온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이번 국무회의에는 소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