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유증 최소화…우량 자산 확보해 'FTSE 지수 편입' 목표'

"프라임 오피스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강남권역(GBD) 중형 오피스와 데이터 센터 등 경쟁력 있는 자산을 편입해 글로벌 리츠 벤치마크인 'FTSE EPRA Nareit'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본부장은 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리츠협회에서 개최한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한화리츠) 운영 계획'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유현석 기자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본부장은 3일 한국리츠협회에서 개최한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한화리츠) 운영 계획' 세미나에서 "유상증자를 최소화하고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켜 수익 증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한화리츠는 최근 3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장교동 한화빌딩을 매입하기 위해서다. 장교동 한화빌딩은 서울 시내 핵심 권역인 을지로입구역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연면적 약 2만5000평, 임대율 100% 프라임 오피스로 한화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기존 계획이었던 4736억원에는 못 미쳤다. 한화리츠는 4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발행해 유상증자 자금 부족분을 채웠다. 올해 8월 전단채 발행 당시 금리 조건과 비교해 소폭 낮아진 금리로 조달에 성공한 만큼, 재무적으로 큰 부담은 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사가 보유한 실권 물량의 오버행 우려에 대해서도 최대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리츠가 진행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청약률이 낮게 낮았다. 이로 인해 다수의 실권주가 나왔다. 최종 실권주는 2157만5120주로 전체 주식의 1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인수했다.

채 본부장은 "실권주를 인수한 증권사와 이야기한 결과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장외 매매를 검토하고 있다"며 "유증에 참여하지 않은 주요 주주들도 자금 사정이 개선되면 인수 증권사와 상의해 물량을 가져가는 그런 방법을 통해 오버행 이슈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프라임오피스'인 장교동 한화빌딩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한 만큼,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용등급 개선 시 더 유리한 조건에서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최근 상장 리츠 대부분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특히 한화리츠의 종가 기준 주가는 9월24일 4749원에서 전날 3405원으로 하락했다. 채 본부장은 최근 한화리츠 주가 하락 원인으로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후퇴한 시장금리 인하 기대감 △상장리츠 시장 최대규모 유상증자 △일부 투자자 유상증자 불참 등 3가지를 꼽았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감세 및 재정적자가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금리를 상승시켜 리츠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또 올 하반기에만 모두 7개사의 유상증자 물량이 공급됐고, 기관 투자자들이 신주 참여를 위해 기존 물량을 매각하는 차액거래에 나서면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한화자산운용은 분석했다.

채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주요 리츠 대부분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수급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자산운용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 한화리츠가 계획하는 연간 배당금인 270원을 지급한다면, 시가배당률이 7%를 상회하는 만큼 투자 매력이 있는 가격대라고 강조했다. 채 본부장은 "한화리츠의 경우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다른 리츠 대비 시가 배당률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부분을 살펴보면 한화리츠가 얼마나 시가 배당이 높고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오른 금리가 안정된다면, 향후 자금 조달 비용 감소를 통한 리츠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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