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결혼 두 달 만에 아내가 암 판정을 받자 치료비도 지원하지 않고 이혼을 요구한 남편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펑'이라는 남성이 자신의 아내 '왕'이 암 진단을 받자 외면한 일을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2년 결혼했으나, 부부가 된 지 두 달 만에 왕이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펑은 처음엔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아내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왕과 그의 가족은 펑에게 연락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그는 항암 치료를 진행하며 막대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려야 했다. 병원에서 약 반년 동안 치료를 받던 왕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후 왕의 가족은 "펑이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아내를 간호하지도 않고, 치료비조차 내지 않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펑이 암 투병을 하던 왕에게 두 차례나 이혼을 요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왕의 아버지는 "펑의 행동은 악랄하기 그지없다"며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과 행정 당국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법정에 출석한 펑은 왕의 가족에게 일정 금액의 보상비를 지급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펑에게 집행유예 1년 형을 선고했다.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가장 힘든 순간에 배우자를 버리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짐승만도 못하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세상을 떠난 왕이 안타깝다" "이런 사람은 남편이 될 자격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내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존재했다. 지난 8월 구독자 5000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 A씨가 '암 걸린 아내는 쓸모가 없다'는 영상을 올리며 자신이 겪은 일을 밝힌 바 있다. 영상 속 A씨는 "암을 진단받고 몇 개월이 지났을 때, 남편이 '할 말이 있다. 난 이혼하기로 결정했다'며 내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과 눈썹 등이 모두 빠져있었고, 종양 크기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겁이 나던 시기였다"며 "초기에는 병원에도 같이 가주고 환우들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알아봐 주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넌 언제 나아?'라고 묻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불면증과 우울감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치료 과정 중 이혼을 진행하며 혼자가 됐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