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일부 외신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인기를 '젊은 남성'에게서 찾아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미 대선 분석 기사에서 "미국 민주당의 미래에 가장 심각한 경고를 보내는 집단은 젊은 남성"이라고 지목했다. 과거 미국의 젊은 층은 남녀 상관없이 진보 성향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추세가 뒤집혔다는 게 매체의 주장이다.
가디언은 미국 대선 성별 표심이 두드러지게 차이 난 연령층이 18~29세라고 분석했다. 해당 연령층에서 남성 56%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고, 42%만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같은 연령층의 여성 58%가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고, 40%만 트럼프 당선인을 뽑았다.
가디언은 이런 '성별 격차'가 비단 미국에서만 포착되는 현상이 아니라고 봤다. 2022년 한국 대선에서도 대부분 연령층에서 남녀 투표 선호도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18~29세만 격차가 컸다고 전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서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선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지자자가 젊은 여성보다 젊은 남성이 2배 높게 나타났다.
앨리스 에반스 영국 킹스칼리지 사회개발대 박사는 이런 격차의 원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영국의 TV 채널은 4개였고, 선택의 폭은 좁았다. 친구들은 BBC 뉴스, 심슨 가족, 프렌즈 같은 프로그램을 다 함께 봤다"며 "그러나 오늘날의 미디어는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되며, 선택의 폭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또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 등 현대 SNS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영상 검색을 '개인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연령층이라고 해도 성별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반스 박사는 "이런 고립을 뒤집으려면 학교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지역 청소년센터에 투자를 늘리는 게 양극화 흐름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혼자가 아닌 이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서로가 얼마나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