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법리스크 방어에 당력 총동원…벌금 100만원 이상시 파장 예상

혁신회의, 탄원 서명…위증교사 재판부 압박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피선거권 박탈
김동연·김경수·김부겸 등 당내 잠룡 '꿈틀'

더불어민주당이 당력을 총동원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나섰다. 재판부가 이 대표에게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량을 선고할 경우 당내 정치 지형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친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 대표의 무죄를 촉구하는 사전집회를 열 예정이다. 집회에는 당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 대표를 지킵시다, 서초동으로 모입시다" 등 제목의 공지 글이 올라왔다.

혁신회의는 이 대표에 대한 무죄 탄원 서명을 오는 18일까지 연장해 받기로 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담당 재판부에 더 많은 인원의 서명을 받아서 낸다는 계획이다. 혁신회의는 전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다루는 재판부에 무죄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종교계·학계·문화예술계·시민사회 지도자 560여명을 포함해 총 103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내에서도 총력을 다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중이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달에만 성명서 및 기자회견문 등을 7차례나 발표했다. 다른 당내 임시 기구인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와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가 각각 1회씩 보도자료를 낸 것과 비교하면 목소리를 많이 낸 셈이다. 지난 5일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만을 전담 대응하는 사법정의특별위원회(사법특위)도 출범시켰다. 사법특위는 법리대응분과, 홍보분과, 시민분과로 조직되는 등 여론전에 힘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선고 결과에 따라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죄가 아닌, 벌금 100만원 이하 유죄가 선고돼도 이 대표에게 견딜 체력이 있다는 게 당내 평가다. 문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 선고를 받았을 때다. 재판부가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한다면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 및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공직선거법 제 270조에 따르면 2심과 3심은 전심의 선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해야 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늦어도 내년 5월에 결론이 나는 셈이다. 2027년 3월 열릴 예정인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의 대항마들은 물밑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퇴진·탄핵 등에 조심스러운 당내 지도부와 달리 하야를 공식 언급하면서 존재감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또 다른 대권 주자로 평가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혼용무도 군주민수(昏庸無道 君舟民水) 지지불태 가이필생(知止不殆 可以必生)'을 언급했다. 군주민수는 국민이 지도자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 역시 윤 대통령의 탄핵 또는 퇴진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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