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필리핀에서 한국인 2명이 같은 한국인을 상대로 강도질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는 12일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를 인용해 필리핀 마닐라 인근 파라냐케 시티 경찰이 한국인 A씨(28)와 B씨(28) 등 2명을 강도·강요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피해자인 한국인 C 씨로부터 돈 14만 필리핀 페소(약 336만원)와 휴대전화를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일자리와 숙소가 없는 A씨를 이 지역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 일시적으로 묵게 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C 씨 아파트에 B씨를 몰래 들어오게 한 뒤 함께 C 씨를 폭행했다.
이들은 현금 4만 필리핀 페소(약 96만원)와 카지노 VIP 카드를 빼앗았고, C 씨로부터 강제로 카지노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10만 필리핀 페소(약 240만원)를 인출했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C 씨의 다른 소지품을 추가로 훔치기 위해 C 씨 아파트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이후 이들에게 붙잡혀 있던 C 씨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이후 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들을 체포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성명에서 "우리 경찰관들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용의자들을 체포했다"면서 "우리는 외국 국적자를 포함해 이 지역사회의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외교부와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 국민 3181명이 필리핀 현지에서 살인과 강도 등의 피해를 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한국인 사건·사고 피해 통계에서 중국(6054명), 일본(3621명)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는 필리핀 정부와 재외국민보호 협약 관련 합의 등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