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삼성SDI가 석달만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이차전지·배터리 업계가 위축될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7일 오전 9시44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만1000원(3.69%) 내린 28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8월 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인 29만4500원이 붕괴된 것이다. 8월5일은 글로벌 하락장의 충격으로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바로 그 날이다. 또한 삼성SDI 주가가 28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삼성SDI와 함께 배터리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2.94%)도 동반 하락 중이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은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는 공약집에서 "전기차 의무(mandate)를 폐지하고 거추장스러운 규제를 축소하겠다"고 하는 등 기존의 친환경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실적을 견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폐지 혹은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에서 최근 가장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보여왔다. 설비투자 규모가 2022년 2조6288억원에서 지난해 4조3447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국내 업체로는 LG에너지솔루션(2위)에 이어 다음으로 높은 5위를 기록 중이다. 1위는 중국의 CATL이며 SK온은 6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