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등 고위층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 요청을 검토한다.
연합뉴스는 5일 축구협회가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에 관해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문체부 발표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6일 오전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신중하게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문체부는 이날 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해임과 제명 포함)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를 감사한 결과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문책(징계)·시정·주의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문체부는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책임을 물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인 상근부회장, 기술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을 포함,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하며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원회를 다시 꾸려서라도 재선임 작업에 나서는 등 하자를 고칠 방법을 강구하라고 협회에 통보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거나 해임할지 여부 등은 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이번 감사는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침해하기 위함이 아니다. 문체부도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과 축구협회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감사 발표가) FIFA 정책에 저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굿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이루기 위한 감사로 FIFA도 이해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등 공정성 논란이 커지자 문체부는 같은 달 말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왔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들여다본 문체부는 지난 10월 2일 중간 브리핑을 통해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내부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때는 8천800자가량의 입장문을 내고 감사 내용이 논리적으로 부적절하고 실무 행정을 이해하지 못해 나온 시각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항변했다.
하지만 문체부의 최종 결과 발표에 대해선 '재심의 요청 검토'라는 짧은 입장만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