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인대 상무위 개막…'재정 지원' 美대선이 변수

5% 성장 불투명…최대 10조위안 부양책 전망
美대선 결과가 부양책 규모 좌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회의가 4일 개막했다. 당국이 '5% 안팎'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만한 대규모 재정 지원에 나설지 주목하는 가운데 미국 대선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기 전인대 상무위 제12차 회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발표할 재정 지출 규모를 주시하고 있다. 전인대는 중앙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을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다.

중국 안팎 전문가들은 전인대 상무위에서 승인할 중국 재정 지출을 1조~3조위안(194조∼581조원) 사이 규모로 전망한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위안(약 774조원) 이상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량종 중국은행 수석 연구원은 당국이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발표한다면 4조위안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 외신은 10조위안(약 1936조원) 규모의 부양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도 장기 부동산 침체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3년간 최대 10조위안의 지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경제는 작년 3분기 4.9%, 4분기 5.2%, 올해 1분기 5.3%를 기록하며 상승세였지만, 올해 2분기 4.7%, 3분기 4.6%를 기록하며 둔화했다. 1~3분기 성장률은 4.8%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5% 안팎'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당국은 9월 말부터 금리 인하, 부동산 및 주식 시장 지원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인대 폐막일인 8일 회의 결과를 보도할 가능성이 높다.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이달 5일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해 전인대 개최 일정을 늦춘 것으로 본다. 전인대 상무위는 통상 2개월에 한 번씩, 짝수 달에 열린다. 14기 전인대 상무위는 상무위 제12차 회의를 4∼8일 개최하기로 지난달 말 결정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전반적인 재정 지원이 향후 수년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시 3%에 가까워지고,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2%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중국은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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