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찜한 비에이치아이, 52주 신고가

이달 들어 주가 63% 상승
올해 HRSG 수주 급증하면서 신규수주 1.3조 전망
상반기 누적 영업익 전년 대비 775% 증가

국내 기관 투자가가 이달 들어 비에이치아이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기업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 주가는 이달 들어 6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2.6%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시장 대비 수익률은 66%포인트(P)에 달한다. 비에이치아이는 전날 장중 한때 1만312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3850억원으로 커졌다. 국내 기관 투자가가 이달 들어 215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소와 제철 공정에 필요한 발전용 기자재를 설계, 제작, 설치, 시공하는 업체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전력회사, 발전사업자, 국내외 대형건설사, 제철회사 등이 주요 고객사다. 발전용 기자재는 주기기와 보조기기로 나눈다. 열을 발생시키는 연료에 따라 발전형태와 주기기가 정해지고 보조기기류는 발전 형태와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한다. 비에이치아이가 생산하는 발전설비는 주기기인 각종 보일러류 및 배열회수보일러(HRSG), 보조기기인 복수기(Condenser), 열교환기(Heat Exchanger), 탈기기(Deaerator) 등이 있다.

올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액 1594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775% 늘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고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활용한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등 전력 소모가 큰 전방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전력 설비와 같은 에너지 인프라 장비 및 설비의 후속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가 올해 공시한 신규 수주 규모는 1조1416억원에 달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타이바(Taiba)와 카심(Qassim) 2개 지역에 건설되는 복합화력발전소에 600MW급 HRSG 총 6기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과 7월에 도시바 플랜트 시스템앤서비스와 각각 약 1200억원, 274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HRS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신규 수주는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도 비에이치아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연말 발표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SMR 4개 건설 계획을 반영하기로 했다. 전기발전 용량이 170∼350메가와트(MW)인 SMR를 4개 묶으면 대형 원자력 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출력이 나온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파트너사인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비에이치아이는 원전 관련 분야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2013년에 미국 보글(Vogtle) 원전 3·4호기 및 썸머(Summer) 원전 2·3호기의 보조기기를 공급했다. 비에이치아이는 최근 국내 발전 공기업과 소형원전 연구로용 보조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경상남도가 주최한 '경남 SMR 국제콘퍼런스'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시보그, 앳킨스레알리스 등이 비에이치아이 본사를 방문해 설비 제작 역량을 확인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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