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당 참패에 엔화 약세…'달러당 155엔 간다'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엔화 가치가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며 달러당 155엔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8일 오후 2시부터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3.3엔을 돌파해 지난 7월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말 대비 1엔 이상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 하락을 가리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 직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191석, 공명당은 24석에 그치며 자민당 단독은 물론, 연립정당으로도 중의원 과반(233석) 확보에 실패한 상태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엔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스미토모 미쓰이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수석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달러당 155엔 수준이 심리적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속적인 정치 불확실성은 자산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외환 시장에 어려운 상황이다. 엔화는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NY 역시 이번 중의원 선거로 정치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다시 155엔대로 뛸 수 있다(엔화 약세)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대선을 9일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강달러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엔화 약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도쿄 증시도 출렁였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직후 오름세로 돌아서서 오전 10시20분 현재 1.6%대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현지에서 과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이날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닛케이지수는 지난주에만 1000포인트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CLSA 자산운용은 집권 자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던 증세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면서 이는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자민당이 일단 제1당 자리는 지킨 만큼 일부 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로선 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4전5기만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는 비자금 스캔들 등을 겪은 자민당을 재건하고 싶다고 했지만, 그가 재건을 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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