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결국 최고예요'…Z세대 트렌드, 가성비 챙기고 '국뽕'은 덤[中돋보기]

커피·화장품·휴대폰 등 저렴한 중국 브랜드 선호
중고거래로 친환경 실천도 '유행'

중국 Z세대들(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이 합리적인 '가성비 소비'에 빠졌다. 수입산 제품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국뽕'(자국 찬양) 문화가 스며들면서 커피, 화장품, 스마트폰 등 여러 분야에서 저렴하고 합리적인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가성비 소비문화에 빠진 Z세대

중국 언론에서는 가성비에 빠진 중국 Z세대들의 소비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매체 인민망은 최근 보도에서 "Z세대 트렌드는 합리적인 소비"라면서 "품질 좋고 저렴한 자국(중국산)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상반기 스킨케어 신제품 매출 비중은 중국산이 해외 브랜드를 앞지른 66%"라며 "가성비 제품을 추구하는 Z세대의 영향"이라고 짚었다.

중국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 역시 아이폰보다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중국 시장 판매 부진에 최근 아이폰16 가격을 출시 한 달 만에 500위안(약 9만7000원) 인하했다. 보조금까지 합치면 최대 1500위안(약 30만원)까지 할인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따르면 아이폰16은 출시 첫 3주 동안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지만 최근 3주 기간 아이폰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화웨이,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소비 성향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승용차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 판매 순위 자료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6개가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 9.9위안에 먹을 수 있는 저렴한 햄버거와 커피를 내놓고 있다. 사진=바이두

음료 역시 8.8~9.9위안의 커피, 5위안의 버블티가 있는 토종 브랜드들이 강세다. 반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벅스의 중국 매출은 감소세다. 스타벅스는 작년 중국 브랜드 루이싱커피에 매출 1위를 빼앗겼다. 결혼할 때도 와인을 준비하지 않고, 토종브랜드 '헤이티'나 '패왕차희'에서 밀크티 등을 대량으로 주문해 하객에게 대접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결혼식에 헤이티를 준비한 신랑 샤오웨이 씨는 차이나비즈니스뉴스에 "헤이티(喜茶)의 '喜'는 '囍'와 발음이 같아 결혼식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시장분석기관 샤오바오가오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68.4%는 제품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으로 '가성비'를 꼽았다. 기업들은 앞으로 Z세대의 소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가성비, 중국산을 중시하는 Z세대 소비문화에 더 집중하고 있다. 광명일보는 "향후 10년 Z세대의 73%는 직장인이 될 것이고 이들이 새로 창출하는 소비 규모는 16조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친환경-중고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중고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중국 뉴스. 사진=CCTV캡처

친환경 제품에 대한 중국 Z세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네트워크 정보센터가 발표한 '인터넷 디지털 소비 발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 수는 9억 명을 넘어섰는데, 그 중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사람은 2억3000만명에 달한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가 실시한 2023년 설문 조사에서도 친환경 제품 구매자가 3년 전과 비교해 40% 증가했으며 대부분이 Z세대였다.

Z세대들은 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물품을 사고팔며 쇼핑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중국판 당근마켓인 씨엔위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0억위안(약 1946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한 해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씨엔위에 제품을 등록했다. 또 다른 중고제품 애플리케이션(앱)95fen 거래 규모도 지난 5년간 30배 이상 증가했다. 이 두 플랫폼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들의 70%가 Z세대다. 중고 거래에서 생활용품과 관련된 실용적인 품목이 인기가 많은데 신발, 가방, 의류는 거래 규모 기준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진쉰 대외경제대학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Z세대의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은 브랜드의 제품 디자인, 캠페인 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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