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국가보훈처에 민원 제기해
홍준표, 동상에 남다른 애정 드러내
최근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의 생김새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닮았다는 반응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수 논객 변희재가 국가보훈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 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가보훈처에 '박정희 동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려달라'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동상에) 안경을 씌워보니까 홍준표 대구 시장이랑 얼굴이 똑같다. 홍준표 동상이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동대구역에 있는 가짜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끌어 내려야 한다. 국가보훈처는 동상의 진위를 파악하고 철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정희 동상 철거 외치는 데 이게 뭐람. 홍준표 아님?"이라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 동상 생김새 논란은 대구시가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하나로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지난달 21일 동상을 세운 직후 불거졌다.
3m 높이인 박 전 대통령 동상은 1965년 가을, 중절모를 쓰고 볏단을 끌어안은 채 활짝 웃는 모습. 동상 둘레석에는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 깨나 농민 생각'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 벼 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 등 글귀가 새겨졌다. 동상 제작에는 대구시 예산 등 6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장이 확산하자 한 누리꾼은 동상에 안경을 그려 넣은 사진과 함께 "홍준표를 더 닮은 '박정희 동상'이 화제"라며 "이런 낯 뜨거운 물건은 외설로 분류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도 "박정희와 홍준표를 섞은 얼굴로 박정희 지지자들의 표를 노린 것인가" "그래서 공무원에게 불침번 서라고 한 거냐" "그냥 홍준표 동상이라고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정희 동상에 대한 홍 시장의 애정 또한 남다르다. 지난달 23일 제막식 당시 홍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있으나 공에 대한 평가를 대구 시민만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국채보상운동의 구국운동 정신, 자유당 독재정권에 항거한 2·28 자유 정신과 더불어 박정희 대통령 산업화 정신은 자랑스러운 대구의 3대 정신"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애민(愛民)과 혁신적인 리더십이 빚어낸 산업화 정신을 마땅히 기념하고 계승해야만 선진대국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최근 대구·경북에서는 잇달아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남대 교내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졌고, 지난달 5일에는 안동 경북도청 앞에 동상이 들어섰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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