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V 부상으로 車 개발과정·공급망 변화'

SDV 전문가, 대구서 심포지엄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자동차의 지향점, SDV(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와 사이버 보안 강화 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2024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첫날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자동차 산업이 전례 없는 격변기를 맞았다고 지적하는 건 SDV 부상과 관련이 있다. 좁게는 자동차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며 넓게 보면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공급자 관점에서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도 포괄한다. SDV는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능적이고 확장 가능한 모바일 전자 단말기로의 자동차’(딜로이트) ‘차량 하드웨어를 추상화하는 콘셉트이자 매커니즘’(덴소) 식으로 업계에서는 정의를 내린다.

SDV에선 고객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가 가능하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 EV9에 처음 적용됐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최종찬 국가기술표준원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현재 가장 중요한 화두는 차량용 소프트웨어"라며 "2020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혁신적으로 변화했고 자율주행 실증, 전기차 등을 앞세워 SDV는 중국의 대표 선도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과거 없던 신산업이 생기면서 표준이 중요한 역할로 떠올랐고 SDV 표준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자동차는 엔진이나 변속기, 브레이크 등 부품마다 개별 전자제어장치(ECU)가 필요했다. ECU는 일종의 컴퓨터로 사람으로 치면 두뇌다. 자동차 기업은 비슷한 기능의 부품군을 묶어 ECU가 통합 제어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ECU가 전자편의·차체, 커넥티비티, 파워트레인·전동화 등 부품군을 묶어 제어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서는 구역 집중형 방식이 주목받는다. 부품이 아니라 차체를 몇 개 구역으로 나눠 제어하는 방식이다. 하드웨어 부품이 수만개로 구성돼 있듯 소프트웨어 역시 수많은 다중구조다. 이러한 여러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어하기 위해서는 차량용 SW 플랫폼이 필요하다. 컴퓨터 운영체제(OS)와 비슷한 역할로 차량 내부 통신시스템과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어한다.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전장SW센터장은 "(SDV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은 보안, 시큐리티 메모리, 커뮤니케이션 진단 ODA"라며 "클라우드, 인공지능(AI)까지 연계된다면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표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 클래식’을 자체 개발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모든 양산차에 들어간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곳은 도요타·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소수다.

김봉섭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연구개발실장은 "자동차 산업은 기계, 배터리, 철강,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비롯, 로봇, 방산, 조선 등과 전후방 연계 효과가 크고, 모빌리티 확장성 또한 매우 큰 산업"이라며 "SDV 지향 모빌리티 부품·소프트웨어의 공급망 자립화, 보안 확보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성수 서울대 교수는 "SDV의 등장으로 자동차 산업 부품 공급망에서 소프트웨어는 매우 핵심적인 자동차 부품으로 인식된다"며 "이런 소프트웨어 부품이 생산되고, 검증되고, 배포되고, 사용되는 전과정에서 보안 취약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부품 하나에 대한 공격으로 수백만 대 이상 SDV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공급망에 대한 보안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정 센터장은 당부했다.

산업IT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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