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에 삭발식…경찰직협 “지휘부 현장 고통 외면”

조직개편 불만족 ‘93.4%’
조지호 경찰청장 “국민적 요구”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21일 기동순찰대 신설, 중심지역관서 시행 등 조직 개편에 반발해 경찰의 날 기념식 당일 삭발식을 감행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경찰직협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지휘부는 현장의 고통을 외면한 채 우리가 겪는 정신적 고문을 무시하고, 마치 우리의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직협은 “매일 밤 우리는 고강도의 야간 근무를 통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당한 임금조차 지급되지 않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찰청장의 무관심과 막말은 우리의 헌신을 더 깊은 상처로 만들고 있다. 그의 언행에서 느껴지는 것은 냉정함과 효율성에 대한 집착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직협은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경찰청장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현장 경찰관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직협과 함께 경찰관 265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3.4%가 조직개편에 '불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동순찰대, 형사기동대 개편이 범죄와 경찰 활동 대응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각각 94.6%, 92.3%가 아니라고 답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을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동의자는 5만명을 넘겼다. 청원인인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신어지구대 소속 김건표 경감은 "경찰청장이 해야 할 직무를 유기하고, 최근 연이은 경찰관들의 죽음에 대책을 내놓는 대신 오히려 경찰관과 무고한 시민들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죽음으로 내모는 지시를 강행하고 있다. 경찰청장의 탄핵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적었다.

조 청장은 지난 1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청원에 대해 "근무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달라는 것이 국민적 요구이고 그것을 최소 수준으로 점검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에 제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회부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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