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마무리 수순?…홍보영상에 아시아나 인수 띄운 대한항공

공식 유튜브채널서 언급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말 아낀 행보 감안하면 이례적
유럽 최종승인 눈앞…美당국 판단도 낙관한 듯

대한항공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아시아나와의 인수합병 소식을 게재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주요 인수합병 사례를 거론하며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와의 합병 현황을 소개한 것이다. 그동안 합병 진행 상황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공식 채널로 외부에 알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실상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내부에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공식 유튜브 채널 ‘칼톡’을 통해 ‘세계지도로 살펴보는 2024년 항공업계 이야기’ 콘텐츠를 게재했다. 세계 항공사들의 주요 인수합병 사례를 다루면서 말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인수합병 소식을 전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수합병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톡’은 주로 여행지, 항공기 이용 안내 등 연성 콘텐츠를 다룬다. 아시아나 인수합병 같은 경영 관련 소식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신중했던 분위기와 상반된 모습이라는 반응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아시아나와의 인수합병 언급을 자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재편을 주제로 다룬 것 자체가 인수합병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게 회사 안팎의 분위기다. 내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EC가 내건 조건부 승인 요건도 모두 해결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초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은 마지막 유럽 노선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또 다른 요구 사항이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도 마무리 수순이다.

마지막 남은 미국 법무부(DOJ)의 판단도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다. 당초 미국 정부는 인수합병(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알래스카항공의 하와이안항공 인수를 승인하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명확히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발표하는 일본, 유럽 등과 달리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받은 이후 별도로 소송 등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경우 승인한 것으로 간주된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EC가 최종 승인을 내릴 경우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다음달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 최대주주에 오른다. 여객 운송실적 기준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통합이 본격화하면 당분간 아시아나항공을 2년 정도 유지하면서 양사 운영 효율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의 재편도 연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합병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흡수하면 국내 LCC 판도도 바뀌게 된다. LCC 관계자는 "업계 판도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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