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보험사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손해보험업의 약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삼성화재가 올해 삼성생명을 밀어내고 금융그룹 내 '맏형'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보험사 7곳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255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6240억원)대비 38.8%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 손보사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추정치는 5470억원으로 생보업계 1위이자 삼성금융그룹 '맏형'인 삼성생명(5320억원)을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은 1조3685억원, 삼성화재는 1조31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엔 삼성화재가 7010억원의 순이익으로 삼성생명(6220억원)을 제쳤으나 2분기엔 삼성생명이 이를 뒤집으면서 상반기 전체 실적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생명은 현재까지 삼성금융그룹 내 연간 실적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이 위치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명보험업이 위기지만 손보업은 산업 고도화에 따라 다양한 위험요인이 등장하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손보사보다 생보사에 더 불리하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 본업인 보험손익만 놓고 보면 삼성화재(1조1980억원)는 이미 삼성생명(7120억원)을 앞섰다. 투자손익에서 삼성생명(1조1130억원)이 삼성화재(5190억원)를 크게 따돌리면서 간신히 자존심을 지켰다.
한화생명은 순이익(이하 보험사 별도기준)이 3291억원으로 전년동기(-408억원)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금리상승과 주식시장 악화 등의 영향으로 투자부문에서만 2525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엔 이와는 다른 시장 분위기여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장교동 빌딩 매각에 따른 2500억원의 차익 등이 반영돼 전년동기대비 투자손익이 5000억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손해보험의 3분기 순이익은 8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7%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 반영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관련 비용 기저효과와 예실차(예상이익과 실제이익의 차이) 흑자전환으로 올해 3분기 보험손익이 49%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손실이 이번에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투자손익도 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순이익은 44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3% 증가할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점인 운전자보험에서 4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면서 3분기 법인보험대리점(GA) 신계약이 삼성화재를 넘어섰다"면서 "금리하락으로 대체자산 평가이익이 200억원 늘겠지만 지난해 하와이와 괌 사고 발생에 따른 재보험료 정산 문제로 일반보험 손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해상은 3분기 순이익이 27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신계약 매출이 증가해 보험계약마진(CSM)은 양호하다"면서도 "예실차가 소폭 발생하고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익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6%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