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미국 기업 3분기 실적시즌이 14일(현지시간)부터 돌입한다. 지난주 대형주 중심 S&P500지수, 블루칩 중심 다우 평균 지수 등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어지는 미국 기업 실적 발표가 증시에 또 한 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시티·골드만삭스(15일), 모건스탠리(16일) 등 미국 대형은행의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다. 앞서 지난 11일 실적을 공개한 JP모건, 웰스파고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하며 주가가 각각 4%, 5% 급등하기도 했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로 위기를 맞았던 몇몇 지역은행들도 이 시기 실적을 발표한다.
넷플릭스(17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프록터앤드갬블(18일) 등 미국 소비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기업들도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은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이런 기업의 실적을 주시할 전망이다.
앞으로 2주간 S&P500 기업 150개 이상이 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다. S&P500 기업 3분기 이익 전망을 두고 팩트셋과 LSEG IBES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6%, 5.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LSEG IBES는 이미 3분기 실적을 보고한 기업의 79%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미국 기업의 호실적은 미국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지표에 더해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에도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지표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25만4000건 늘어나 6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시장 전망치(14만7000건)와 지난 8월(15만9000건 증가) 수치 모두 크게 웃돌았다.
이번 실적시즌은 미국이 4년 만에 금리를 인하한 이후 처음 맞는 것인 만큼 고금리에 허덕였던 중소형 기업의 향후 대응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 책임자는 “이 회사들이 부채 상환 압박을 의미 있게 줄이는 것에 대해 논의한다면 중소형 주식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P500지수는 올해 수십 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연중 상승 폭이 11일 장 마감 기준 22.61%에 이른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다우지수는 각각 24.22%, 13.65% 뛰었다.
미국 증시의 상승 열기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이번 미국 기업의 3분기 실적시즌이 연말 상승 랠리를 일으킬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US뱅크의 톰 하인린 투자 전략가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3분기 실적에서) 인플레이션 감소, 금리 완화, 2025년 실적 호조 전망의 징후가 나타나야 연말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의 빙키 차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실적 시즌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긍정적이지만 그간 증시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여온 만큼 시장 반응이 미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104%로 지난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의 9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소매판매 지표, 산업 생산·제조업 생산,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지표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