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建-메리츠證, 대형 개발사업 맞손‥1조대 본PF 잇달아

마곡 르웨스트 개발 사업 1.4조 본PF 조성
부산 한진 컨테이너야적장 사업도 1조 PF
롯데건설 정상화 1.5조 펀드 조성 이후 연대 강화
다른 대형 사업에도 협력 가능성 높아

롯데건설-메리츠증권의 연대 개발 사업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추진하는 서울과 지방 중심지 대형 개발 사업의 PF 주관사로 메리츠증권을 잇달아 낙점했다. 롯데건설이 PF 부실 우려로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메리츠증권이 사업장 지원 펀드 1조5000억원을 롯데건설에 지원하면서 양사의 PF 사업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VL르웨스트 조감도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곡마이스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메리츠증권 등을 주관사로 서울 마곡 개발 사업에 쓸 1조3000억원가량의 본PF(공사 및 사업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대주단으로는 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등의 증권사들이 주로 참여했다.

마곡마이스PFV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도시개발사업 구역 특별계획구역 CP1(르웨스트시티타워), CP2(르웨스트 롯데캐슬), CP3(VL르웨스트) 블록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다. 롯데건설과 태양광 회사인 탑솔라가 보통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다원디자인, 대저건설,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코람코자산운용 등이 배당우선주 등의 종류주식에 투자했다.

PF대출은 개발 사업장 블록별로 나눠 이뤄졌다. 마곡 CP1블록 공사비 등으로 사용할 8300억원과 CP2 일부 및 CP3블록 사업비로 사용할 4300억원이다. CP1블록 PF의 경우 담보 및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5000억원, 후순위 3300억원으로 나눠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다. CP2 및 CP3는 선순위 3000억원, 중순위 1230억원, 후순위 500억원 나눠 투자금을 모집했다. PF대출 만기는 각각 내년 10월과 2026년 3월이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PF대출에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했다. 내년 10월까지 준공 및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면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해 최종 상환 책임을 지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마곡 핵심 지역 토지 등이 담보로 잡혀 있는데다 시공능력 최상위 건설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해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마곡 신축 주택의 분양 상황도 양호해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부산 해운대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 개발 사업에 사용할 본PF 1조원을 조달하면서도 메리츠증권을 PF 주관사로 썼다. 이 사업은 해운대구 재송동 856-1번지 일원 4만6464㎡에 달하는 옛 한진 컨테이너야적장(CY) 자리에 연면적 63만8523㎡, 지하 6층~지상 최고 67층, 6개동, 2076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은 2017년부터 시행사 브리지론(토지담보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등 신용보강을 해 왔다.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의 연대는 메리츠증권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롯데건설에 급한 유동성을 지원한 이후로 강해졌다. PF 사업장 부도(EOD) 우려로 모두가 자금 지원에 선뜻 나서지 못할 때 손을 내밀어 롯데건설의 PF 사업 정상화가 가능했다. 롯데건설이 보증을 선 브리지론의 만기 연장이 가능했고 이후 은행권에서 2조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롯데건설은 추가로 5000억원의 금융 지원 약정을 메리츠증권과 체결했다.

앞으로도 롯데건설은 주요 개발 사업장의 본PF 전환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에 주관사 역할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박현철 부회장을 주축으로 PF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메리츠증권이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롯데건설의 PF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로 사업성이 좋은 우량 PF 사업장의 주관 계약을 계속 따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증권자본시장부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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