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에 이어 주요 지방금융지주회사의 3분기 실적도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회사(BNK·JB·DGB)의 합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4866억원) 대비 9.19% 증가한 5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만큼은 4대 금융(6.85%)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부산·경남 두 은행을 거느린 BNK금융은 11.16% 늘어난 227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최대 자회사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금융지주가 16.09% 늘어난 1335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광주·전북 두 은행을 거느린 JB금융은 1707억원으로 소폭(2.03%)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금융 관계자는 "대손비용을 앞서 선반영한 데다, 부동산 경기 개선 등으로 대손충당금이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규모가 예상보다 낮게 잡히고 있는 점도 한 원인일 수 있다"면서 "지방은행에 대한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중이 줄면서 가계대출, 대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진행 중이고, 일부 은행은 실제로도 늘어난 가계대출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런 흐름은 비단 지방은행만의 일은 아니다. 4대 금융도 높은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9.11% 늘어난 1조4989억원의 순이익을 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과 경합을 벌이는 신한금융은 13.10% 증가한 1조3483억원의 순이익을, 하나금융도 7.32% 늘어난 1조271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실적 개선의 배경으론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가 꼽힌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 시점을 이달로 미루면서 막바지 대출 수요가 7~8월에 집중된 까닭이다. 실제 지난달엔 은행권 가계부채가 3년 만의 최대치인 9조8000억원가량 불어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끌어올렸음에도 막차 수요가 몰렸고, 이를 규제하면 풍선효과로 지방은행과 2금융권이 수혜를 입기도 했다"면서 "은행으로선 당국의 갈팡질팡 덕에 수익을 키우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렇듯 매해 역대 최대의 순이익 기록을 경신하게 했던 고금리 환경은 서서히 저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앞서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시장금리는 기대감을 반영해 내림세를 굳혀 왔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도 금리 인하 국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의 경우 최근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에 따라 금리가 오르곤 있지만, 본격적인 규제 전까진 금리수준이 과도하게 낮았고, 기업대출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짧은 리프라이싱 주기를 고려했을 때 (NIM) 하락추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연간 기준 8개 은행의 NIM의 단순평균은 지난해 대비 약 6bp(1bp=0.01%)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