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원기자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 에이텀이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보수한도 증액을 추진한다. 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대폭 확대해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열어둘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결산 법인인 에이텀은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에이텀은 이번 주주총회에 이사의 보수총액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두 배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에이텀의 등기이사는 한택수 대표이사, 임성기 이사 등 사내이사 2인과 신동명 사외이사 1인이다. 지난해 기준 사외이사의 연봉은 600만원이다. 실제 한 대표와 임 이사가 등기이사 보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다.
에이텀은 현재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텀은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 TV 등에 들어가는 트랜스(변압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자회사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단순 유통 사업도 하고 있다. 에이텀은 지난해(2023년 7월~2024년 6월) 연결 기준 매출액 385억원,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줄었고 적자는 지속됐다.
특히 에이텀의 실적은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제시했던 실적과 큰 괴리를 보였다. 에이텀은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기술특례 기업은 적자를 내고 있어도 향후 미래가치를 평가받아 상장을 할 수 있다. 에이텀은 상장 전 최근 4년간 58억~20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에이텀은 상장 후 2023년 매출액 538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제시해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국 매출액은 전망치보다 28% 적었고 영업이익도 내지 못했다.
부진한 실적에 주가도 공모가를 한참 밑돌고 있다. 에이텀의 공모가는 1만8000원이지만 전날 기준 주가는 8400원대에 머물러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보수 한도만 증액하려는 것이다.
또 에이텀은 이번 주총에서 CB, BW 발행 한도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정관상 에이텀은 이사회 결의로 CB와 BW를 각각 5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에 CB와 BW를 각각 300억원, 100억원 한도로 발행할 수 있다.
CB와 BW는 발행되면 차입금으로 분류된다. 현재 에이텀의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255억원, 자본총계는 154억원이다. 만약 한도까지 CB와 BW가 발행되면 부채비율은 기존 166%에서 400% 이상으로 상승한다. 또 향후 이 CB와 BW가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현재 에이텀의 시가총액(전날 종가 기준 453억원)에 비례하는 물량이라 대규모 주가 희석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에이텀 관계자는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금액만 상향할 뿐이지 실제 등기임원의 보수를 상향할 계획은 없다”며 “CB와 BW는 발행한도가 작게 설정돼 있어 선제적으로 한도 금액을 상향한 것으로 발행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