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코스닥의 시간 오나

올들어 부진했던 코스닥, 최근 코스피 대비 강세
코스닥 최근 6일 연속 상승…7% 가까이 올라
이달 코스피서 6조 판 외국인, 코스닥은 매수세 유지
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주 기대감에 분위기 반전

코스닥이 최근 강세를 이어가며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은 최근 6일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를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의 분위기 반전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주 기대감, 반도체 약세 속 주도주로 부상한 헬스케어주의 강세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유예될 경우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11일부터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700선대였던 주가는 750선을 회복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6.93%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11%)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코스피도 최근 5일 연속 상승하긴 했지만 상승률이 코스닥에 못미쳤다.

외국인이 코스닥과 코스피의 상승률 격차를 벌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000억원 이상을 내다 팔았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747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유지했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코스닥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을 3307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도 663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올들어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세 수혜가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은 소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상반기 미국발 금리 불확실성이 성장주 비중이 많은 코스닥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닥의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졌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Fed의 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Fed의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를 가리키냐'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있긴 하지만 그 논란을 떠나 명백한 사실은 금리 인하가 본격화한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기에는 성장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스타일 전략 관점에서의 논리, 국내 증시로 보면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로 연결시킬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부터 금리 인하기에는 경기 부진과 저성장이 수반됐고 이때 금리보다 높은 성장을 보이는 업종으로 주도주가 넘어갔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주도주였던 AI 하드웨어는 경기 부진을 동반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큰 폭의 조정을 경험했고 금리 인하로 다양한 성장주들의 숨통이 틔게 되면서 이제는 수급이 빈 성장주로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헬스케어를 포함한 다양한 중소형 성장주 영역에서 초과 성과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의 부진 속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는 헬스케어주의 강세가 코스닥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인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등이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며 코스닥 강세를 견인했다. 알테오젠은 이달 9.72% 상승했고 리가켐바이오는 8.49% 올랐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확연히 강한 모습인데 그 이유는 먼저 미·중 무역 갈등이 바이오로 확전 양상을 보이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상대적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고 다음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자본 조달 특성상 저금리 구간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향후 금리 하락 사이클에서 바이오 업종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한 글로벌 빅파마향 기술 수출로 재평가받는 바이오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기술 수출 소식으로 성장주에 목말랐던 투자자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투세가 유예될 경우 코스닥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하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이 유독 부진했던 이유는 Fed의 금리 인하가 생각보다 지연된 점과 금투세 도입에 대한 우려 등일 것"이라며 "금투세의 추진·유예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겠지만 어느 방향이든 점차 결론을 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만약 금투세가 유예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연 코스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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