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집서 물 잘못 마셨다가…폐 망가지고 매일 알약만 16개 먹어'

환경적 노출로 비결핵항산균(NTM) 감염
패혈성 관절염도 걸려…매일 약 16정 복용
"친구 집에서 마신 천연 샘물 때문" 주장

호주 남성 크리스 캐퍼(33)가 친구 집에서 물을 마신 뒤 비결핵항산균에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출처=고펀드미(GoFundMe)

한 남성이 친구 집에서 무심코 물을 마신 후 폐가 망가지고 관절염까지 앓게 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호주에 사는 남성 크리스 캐퍼(33)가 여과되지 않은 천연 샘물을 마신 뒤 폐의 3분의 1이 세균에 감염되고 패혈성 관절염을 앓게 됐다. 그는 비결핵항산균 감염 진단을 받은 후 "친구 집에서 마신 천연 샘물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아직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캐퍼는 2021년 7월 호주 퀸즐랜드 북부 마운트 엘리엇에 위치한 친구 집을 방문해 천연 샘물을 마셨다. 그러나 물을 마신 후 몸에서 열이 나고, 잦은 기침을 하며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겪었다. 이에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2년이 흐른 뒤, 지난해 7월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에 구멍이 난 사실을 알게 됐다. 또 6주가 지나자 폐의 3분의 1이 세균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결핵항산균이 팔꿈치까지 퍼져 패혈성 관절염에도 걸렸다. 그는 현재 왼쪽 엉덩이와 허리뼈는 물론 피부까지 세균이 퍼져 매일 항생제 등 16정의 알약을 복용하고 있다.

병원 측은 비결핵항산균(NTM)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기저질환으로 1형 당뇨병과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어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태라 박테리아 감염에 더욱 취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결핵항산균은 물, 흙, 먼지 등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로, 정수처리 과정 중 염소로 소독해도 살균되지 않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비결핵항산균에 감염될 경우 주로 기침, 호흡 곤란, 발열, 피로,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사람 간 전염은 되지 않으며, 환경적 노출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퍼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도 이 균에 대해 잘 모른다"며 "매일 약을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 그냥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슈&트렌드팀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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