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일본에 카지노를 본떠 만든 노인 주간 보호시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도박 업계가 최근 은퇴한 노인층을 새로운 고객 타깃으로 삼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시니어 라이프'는 전국 22곳에 '데이서비스 라스베이거스'라는 노인 보호시설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이용자 수는 약 7000명으로, 파친코(일본식 도박 기기)부터 마작, 카드 게임 등의 오락 시설을 즐길 수 있다. 마치 카지노처럼 꾸며져 있지만, 실제 돈을 사용하지는 않고 가짜 돈으로 구매한 토큰으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모리 카오루 시니어라이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루하다고 인식되던 요양원의 개념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이 센터를 설립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도박이 노인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파친코 기계는 노인 맞춤형으로 특수 제작된다. 파친코 기계 제조업체인 '도요마루산교'는 전문가들과 상의해 노인을 위한 대형 스크린, 자전거 페달이 통합된 형태의 파친코 기계 등을 제작하고 있다. 노인들의 신체 기능을 회복·향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실제로 도박이 노인의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시노하라 키쿠노리 스와도쿄과학대 교수는 "파친코를 즐기는 70대는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능력이 높았다"며 "지루한 치료를 받는 것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일본 파친코 산업은 인구 감소와 정부의 도박 중독 억제 정책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일본의 파친코 총지출액은 14조6000억엔(약 138조1600억)으로 20년 전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