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떠난 응급실 '비상'…'경증환자 이용 자제' 당부

응급실 내원환자 수 평소 수준 회복
사직 레지던트 17%, 타 의료기관 취업

충북대병원 응급실이 진료를 일시 중단하는 등 전국 곳곳의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가 관계 기관 등과 협력해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미한 증상의 환자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공의를 중심으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한 2차 종합병원에서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충북대병원의 응급환자 진료는 현재 24시간 운영 중이지만 응급의학과 의사의 휴직과 병가 등으로 당직 운영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던 것으로 안다"며 "현재 이 병원은 소아청소년 등 다른 과목 전문의와 권역외상센터의 인력 지원 등을 통해 응급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지원관은 "아직 응급실의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지속해서 지방자치단체, 관계 기관과 협력해 응급실 운영 상황을 살피고 이를 통해 진료 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그동안 전문의 10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섰지만 최근 인력 부족으로 기존의 당직 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이날 일시적으로 진료를 중단했다. 앞서 같은 충청권에 있는 세종충남대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 때문에 이달 들어 응급실 진료를 축소한 상태다. 강원도 속초의료원에선 응급실 전담의 5명 중 2명이 퇴사해 지난달 일주일간 응급실 문을 닫았고, 충남 천안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사직하면서 응급의료센터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에서도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상시 수준을 회복했다. 이달 둘째 주 응급실 평균 내원 환자 수는 1만9347명으로, 평시의 108%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는 평시의 117%, 경증 환자는 평시의 101%로 돌아온 상태다.

권 지원관은 "8월 들어 응급실 환자가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며 "추석 연휴에는 현재 응급실 상황 등을 고려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원활한 응급실 운영을 위해 경증 환자들은 가급적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중증·응급환자의 진료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고, 응급의료 관련 인력 확보, 응급실 운영 효율화, 이송·전원체계 재정비 등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발굴한 보완 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도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응급실을 중증·응급환자에게 양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는 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역시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직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병·의원 등에 취업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레지던트 사직자 중 97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해 지난 5일(625명)보다 346명 늘었다. 이는 전체 사직 레지던트 5701명 중 약 17%를 차지한다. 취업자 중 42%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나머지는 의원급에서 진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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