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기자
지난달 파리 센강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수영 종목이 끝난 뒤 선수들이 코카콜라를 마시는 모습이 목격됐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영을 마친 선수들이 물이나 스포츠음료 대신 코카콜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트라이애슬론계에 내려오는 일종의 미신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코카콜라에 포함된 산성이 인간의 소화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표백제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선수들은 수영 후에 코카콜라를 섭취하면 경기 도중 불가피하게 입안으로 들어온 각종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파리올림픽의 경우 센강 수질 문제가 부각된 만큼 코카콜라를 마시는 선수들의 모습을 더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파리시는 하수 처리시설 현대화와 오·폐수 저장 탱크 건설 등 수질 개선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수질을 분석한 결과 수영 적합 기준치를 뛰어넘는 대장균·장구균 등이 검출됐다. 이에 벨기에 등 일부 국가 선수들은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 모에샤 존슨은 "경기 중 체내로 들어온 오염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신다"라며 "코카콜라의 전설은 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코카콜라의 산성이 오염물질을 없앤다는 선수들의 믿음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마리아 에이브레우 미국소화기병학협회장은 "인간의 위장은 코카콜라보다 더 많은 산성을 분비한다"라며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더 많은 박테리아가 제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수들이 경기 후에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이 완전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지구력이 필요한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겐 코카콜라에 함유된 설탕이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강물이나 바닷물 특유의 비린 향을 없애는 데 코카콜라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 수영 대표인 지네브라 타데우치는 바다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면서 "입 안에 남은 불쾌한 소금 맛 때문에 콜라를 마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