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조사업(이하 OYSTER 프로젝트)이 10여년의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사업은 한국이 국내 원자력 기술로 유럽에 처음 진출했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를 개조해 새로 설치한 냉중성자 생산시설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는 등 OYSTER 프로젝트 사업을 지난달 최종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OYSTER 프로젝트는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Technical University of Delft)가 운영하는 연구용 원자로(2.3MW)의 빔튜브를 개조하고, 냉중성자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원자력연구원은 2015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은 수주 당해 10월 1단계 사업(기본설계)을 완료한 후 2017년 상세설계, 기기 제작, 설치 및 시운전 등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핵심 기기의 상세 설계 수행과 기기 제작 단계에서 원자력연구원은 원전 설비 제작 전문기업 ㈜무진기연 등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제작 기간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7월 기기 제작에 성공한 원자력연구원은 원전 설비 서비스 전문 업체인 독일의 BNG(Bilfinger Noel GmbH)사와 수조내기기 모형을 이용해 설치 방식을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지난해 11월 원자로에 본품인 수조내기기와 빔튜브를 성공적으로 설치를 마쳤다.
이어 올해 초에는 냉중성자 생산시설의 냉동계통, 수소계통, 진공계통 시운전을 시작해 성능을 확인한 후 5월부터 냉중성자 생산시험을 거쳐 생산된 냉중성자의 성능이 계약요건을 만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의 HOR(Hoger Onderwijs Reactor)은 유럽에서 냉중성자 연구가 가능한 6개 연구로 중 하나가 됐다.
새롭게 구축된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앞으로 바이오, 나노, 신소재 등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과정에 활용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정부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 민간기업이 협력해 OYSTER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한 연구용 원자로 기술과 운영 경험으로 유럽에 첫 연구로 기술을 수출하고, 국내 중소업체와 협력해 기기 제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민관연 협력의 모범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게 원자력연구원의 설명이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 소장은 “OYSTER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축적된 원자력연구원의 연구로 기술에 국내 원자력 기업의 우수한 제조 기술이 더해진 합작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