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대선 TV 토론 참패에도 불구하고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과 모닝컨설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경합주 7곳 유권자 49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2%포인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 ±3~5%포인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합주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후 줄곧 지지율에서 밀려왔는데 이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작은 격차다. 지난 5월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44%,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가 4%포인트였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5곳에서 지지율이 1~7%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우위를 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해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39%에 그쳤다. 민주당원 가운데 29%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무당층은 58%, 공화당원은 79%가 그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TV 토론 완패 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교체론이 불거진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여론조사에 따르면 토론 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는 이번 토론이 유권자 표심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닝컨설트의 엘리 요클리 미국 정치 분석가는 "이번 결과는 바이든의 정신적 명민함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유권자들의 우려가) 민주당의 경각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열린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고령 및 인지 능력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대선 패배를 우려한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나오고 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 의사를 밝히며 선거 유세, 방송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당내 사퇴 요구와 고액 후원자들의 기부 중단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후보 교체론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민주당 회의가 예정된 이번 주가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