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 앞 계속된 버스 사고…언덕 버스 없애자니 주민·학생 반발

연이어 버스 미끄러짐 사고…위험성 지적
상명대 학생·교직원 “99%가 폐지 반대”
서울시 “버스 대안 고심하고 있다”

가파른 경사로 인해 ‘죽음의 언덕’, ‘지옥의 오르막’ 등으로 악명 높은 서울 종로구 상명대 앞 언덕. 서울시가 이곳에서 반복되는 버스 미끄럼 사고를 막기 위해 노선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대안 마련이 충분하지 않아 인근 주민과 학생들의 우려가 크다.

채널A는 최근 서울시가 상명대 정문과 후문 언덕길 일부 구간에서 버스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경사로는 최대 경사도가 16도에 달한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나 버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차도 면적이 좁은데다 차량들이 모이는 길목이 있고, 초등학교까지 있어서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지난 5일 오전에도 인근 언덕길을 올라가던 마을버스가 미끄러져 인근 주택 계단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2명이 중상을 입고 다른 승객 35명과 버스 기사는 경상을 입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상명대 인근 언덕길에서 버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미지 출처=종로소방서 제공]

현재 언덕을 올라 상명대까지 가는 버스 노선은 시내버스 7016번과 마을버스 서대문08번, 종로13번 등 모두 3개다. 서울시는 이 중 2개는 언덕을 오르기 전 정류장에서 회차시키고, 나머지 하나는 언덕을 내려가는 노선만 남기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언덕을 오르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먼저 상명대가 반발하고 나섰다. 상명대 학생과 교직원, 부속 중·고등학교 학부모 등 5300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9%가 노선 조정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버스가 없어지면 오히려 개인 차량이 급증해 안전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시는 “시민 편의보다는 안전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노선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5일 중 7016번 버스노선 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학생·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다음 주에 의견을 추가로 듣기로 했다. 또한 서울시는 버스를 대신할 대안 마련에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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