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카자흐 대통령 '경제안보 파트너십 구축…원전사업 참여 논의'(종합)

한·카자흐 순방 계기 총 35건 MOU 체결
"원전 수주 긍정적 성과 이어지도록 협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양국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총 3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대통령실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35건 중 11건은 정상 임석하에 체결했으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총 22건의 MOU가 체결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아스타나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주요 성과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제협력 성과가 도출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이어갈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양국은 플랜트·인프라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 진출 확대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카자흐스탄 주요 국책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자흐, 원전 도입 국민투표…국내 기업 참여 가능성

이어 "카자흐스탄은 원전 도입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향후 원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우리 기업이 참여해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향후 원전 수주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성과가 이어지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과 공급망 확보를 비롯해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양국은 핵심 광물 공급망 MOU를 통해 전 주기적 협력을 강화한다"면서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물의 개발과 생산에 한국 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양자 간의 협력을 넘어 핵 비확산, 국제평화, 기후위기 대응 등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전 지구적 관점에서 협력을 논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시내의 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순방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안보 문제에 대한 일치된 입장과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김 차장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서로 굳건한 핵 비확산 기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면서 "카자흐스탄은 대한민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중국·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지정학적 이익이 교차하는 중앙아시아에서 균형적인 외교를 추진하는 카자흐스탄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함께 한국과 동일한 안보 공조 의지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김 차장은 "내년 추진할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출범에 대한 정상의 적극적 의지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정상회담 이후 비공개 전략 대화에서도 양 정상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역내에서 공동 리더십 발휘하면서 평화·번영 확대에 의기투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어진 브리핑에서 광물협력과 관련해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개발, 정련과 제련, 가공까지 전 주기 협력기반을 마련했다"며 "특히 핵심 광물 공동탐사 결과 경제성이 확인되는 경우 한국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협력 시스템 구축과 함께 민간기업, 기관 간 구체적인 협력사업도 추진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SK에코플랜트는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삼룩 카지나 자회사인 타우켄삼룩과 ‘리튬 광산 탐사·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박 수석은 "카자흐스탄의 리튬 매장량은 약 10만t으로 추정되며 원활하게 개발될 경우 리튬 자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시내의 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희소금속 상용화를 위한 기술협력도 추진된다. 박 수석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카자흐스탄 국가기술예측센터는 희소금속 추출·가공을 위한 공동연구, 선광, 제련, 재자원화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과 기업교류 지원 등을 위한 ‘희소금속 상용화 기술협력 MOU’를 체결하고, 희소금속센터도 설립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우수한 현지인력 확보를 위해 기아차와 나자르바예프 대학 간 '자동차 인력 산학협력' MOU도 체결됐다.

박 수석은 "2023년 카자흐스탄의 신차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기아가 7만2000대를 판매해 전체의 36.3%를 점유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 연 7만대 생산 규모의 기아차 조립공장이 준공되면 한국 자동차의 카자흐스탄 시장 점유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항공편도 확대되면서 인적 교류도 늘 전망이다. 박 수석은 "양국 수도 간 직항 노선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카자흐스탄은 에어아스타나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아스타나~인천 노선을 6월에 재개하고, 우리나라는 티웨이항공이 인천~아스타나 구간, 이스타항공이 인천~알마티 구간을 주 2~3회가량 취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투르크 최고지도자 "주요 프로젝트, 韓기업 맡아달라"

한편 윤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던 지난 11일(현지시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최고지도자는 윤 대통령과 주요 프로젝트 관련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디무함메도프 최고지도자는 윤 대통령과 같은 차에 탑승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베르디무함메도프 최고지도자는 "성사 단계의 갈키니시 가스전 4차 탈황설비 사업,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2단계 사업과 함께 석유·가스 개발, 미래형 신도시 건설 등 주요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들이 맡아 달라"고 했다고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양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혜적이고 생산적인 협력을 만들어 가자"라며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 교육과 훈련 등 소프트웨어 지원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차장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최고지도자의 판단과 결심이 국가 경제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에 견고하게 구축된 양국 지도자들 간 유대와 신뢰 관계가 한·중앙아시아 협력을 뒷받침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치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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