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담배 연기 싫어요"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유치원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고, 심지어는 꽁초를 버려두고 가는 사람들을 지적한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유치원 앞 벤치에 쌓여있는 담배꽁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흡연자들 대단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바로 앞이 유치원이고, 유치원생들이 허브를 가져다 놨는데도 '알 바 아니다'라는 태도다"라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벽면에 유치원 원생들이 그린 앙증맞은 그림과 함께 '담배 악당 삼총사', '우리들의 몸을 아프게 해요', '담배 연기 싫어요' 등의 표어가 적힌 금연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다. 또한 유치원 앞 벤치에는 '담배 연기 싫어요', '흡연 절대 안 돼요',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는 10초를 세고 허브 향기를 맡아보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허브가 놓여 있다.
하지만 허브 바로 옆과 벤치 밑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있다. 다 마신 일회용 커피 컵도 버려져 있다. A씨는 "이 유치원은 서울 OO대학교 평생교육원 쪽에 있다"라며 "주말이어서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아 담배꽁초가 저 정도밖에 안 나온 거다. 평일에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다 나와서 저 수준이 10배 넘게 담배꽁초가 쌓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벤치 의자가 한 6개가 있는데 다 여기서 담배를 피운다"며 "30m 정도 올라가면 기숙사 앞에 흡연장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내가 귀찮다는데 어쩔 거냐'는 마인드로 다 저기서 담배를 피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금연 구역이라고 적어둔 지 몇 년째인데 소용없는 것 같다"라며 "유치원과 겨우 1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매일 담배 냄새가 나고, 담배꽁초를 치워야 해서 힘들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여기서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의견을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흡연자에게 편견이 생기는 이유", "유치원 앞에서 담배 피우고 싶나", "필 곳이 없다고 유치원 앞에서 담배 피우는 건 짐승이다", "담배 냄새날까 봐 흡연 부스 안 들어가는 사람도 많다", "저건 정말 민폐다", "자기 가족 생각은 안 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를 보면, 어린이집 시설의 경계선으로부터 10m 이내의 구역(일반 공중의 통행·이용 등에 제공된 구역)에서의 흡연은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길 시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