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앱, 남자만 쓴다…'여성 이용자 유치 어려워'

매치그룹·범블 시총 수십조원 폭락

틴더, 범블 등 유명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성 사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팅 플랫폼 운영사가 여성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펼칠 정도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팅 플랫폼 업체들이 여성 유저들을 겨냥한 다양한 편의성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여성 유저만 사용할 수 있는 추가 기능, 도구 등이 이식될 예정이다.

틴더 등 데이팅 앱 40여개를 보유한 '매치그룹'의 경우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며, 범블 또한 여성 유저의 사용 경험을 향상할 기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팅 앱 틴더 [이미지출처=틴더 홈페이지]

여성이 데이팅 앱을 기피하는 이유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원치 않는 물리적 위협을 직면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데이팅 앱 이용자들의 '성비 격차'도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남성 이용자만 몰리고 여성 이용자는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지속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은 FT에 "여성의 데이팅 앱 참여를 유도하는 게 (플랫폼 업체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성비 불균형은 남성의 짝 찾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여성의 경우엔 종종 공격받게 만들어 더 불쾌한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18~34세 남성 중 47%가 데이팅 앱을 이용하지만 같은 연령대의 여성 이용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여성 유저 감소는 데이팅 앱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치그룹, 범블의 시가총액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3년 만에 8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지난 3년간 매치 그룹은 400억달러(약 54조원), 범블은 180억달러(약 24조원)의 시총을 각각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나드 킴 매치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Z세대, 그리고 특히 여성의 사용 경험 향상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문자 그대로 그들은 데이트앱에 가장 중요한 인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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